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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 life

#16 코로나 펜데믹 "락다운 속"에서 방콕에 비행에 탑승한 승객은

by Everytime Skyclear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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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엔데믹의 시대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일본도 10월 부터 무비자 방문을 전격적으로 허용 했고, 중국의 영향으로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홍콩, 대만도 점차 입국 규제의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때는 바햐흐로 코로나 펜데믹의 정점 시절 2021 연말, 비록 펜데믹을 일찍 건너 뛴 서방 국가들은 리오프닝의 훈풍이 가득했지만 적어도 아시아, 특히나 동아시아 국가들의 락다운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필리핀의 레이오버도 락다운으로 호텔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고, 인도네시아 처럼 레이오버를 하더라도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조차 안되는 곳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 중 태국도 강력한 락다운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태국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

공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에서 락다운만 하면서 공항의 모습만 하염 없이 바라보던 때입니다. 호텔에 있는 시설도 이용할 수 없고 식당은 물론이거니와, 운동시설 등 객실 밖을 단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습니다. "Room Lock"이라고 부르는데 가장 강력한 "규제"였습니다.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까지만 해도 말입니다.

태국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

여담이지만 태국 수완나폼 국제공항은 정말 큰 공항입니다. 제가 생각할때 족히 인천공항의 두배 정도는 될것 같은데요. 이런 락다운 시기에 승객으로 방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방콕에서 유명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승객들이었습니다.

 

방콕 인천 구간에서 레스트(rest)를 하고 있을 때인데 옆에 계신분이 밥도 드시지 않고 잠만 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어나시더니 엉덩이 밑에 깔고 있는 방석의 위치를 바꾸시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셨습니다. 그런데 왠지모르게 느껴지는 그, 나와 동질감이 느껴지지만(남성) 얼굴과 머리 등등은 여성의 모습이 얼핏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요.

 

 태국은 성전환 수술 1위를 기록하는 나라입니다. 의료수준이 우리나라가 훨씬 높을 것 같은데 왜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이 많을까요? 태국은 인구 중 꽤 많은 사람이 성전환을 했습니다. 이로인해 관련 의학적 기술이 발달되어 있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태국은 불교 국가로 윤회사상으로 인해 성전환에 대한 거부감도 낮다고 합니다. 더불어 모계사회로 인해 남자에서 여자로의 성전환이 많이 일어나고 있죠. 또한 다소 외소한 태국인의 특성상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Male to Female)을 한 경우 실제 남자 여자를 외관상으로 거의 구별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어찌되었건 방콕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올 때 텅빈 비행기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몇명의 손님이 비지니스 클래스에 탑승했다는 정보를 받았습니다. 객실을 담당하는 매니저님께서 "스페셜 케어 손님이 탑승했습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단순히 휠체어를 탄 몸이 불편한 분들을 상상했었죠. 하지만 제가 비지니스석에서 레스트할 때 만난 승객의 모습을 상상하니 누가뭐래도 성전환 수술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코로나도 막지 못하는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문구가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태국에 들어가서도 꽤 오랫동안(7일) 격리를 해야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우리나라에 돌아와서도 코로나 검사와 격리를 해야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펜데믹이 창궐할 때 만에하나 수술과 회복과정에서 코로나에 감염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아 나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떤 순간에든 조종사로서 일을 할때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손님들의 목적지에 안전하게 모셔드릴 때입니다. 휠체어로 인천공항을 나오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조종사로서 뿌듯함과 보람으로 인천에서 방콕 비행을 마쳤던 기억을 이번 포스팅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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