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야간 비행시간 기준은 어떻게 정할까? 항공법 / ICAO / FAA 기준

평소 비행을 하면서 많이 헛갈리면서도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야간비행 시간은 어떻게 정할까?"라는 질문입니다. 

만약 아침에 출발해서 낮에 도착하는 인천-뉴욕의 비행의 경우 야간비행이 0시간 일까요?

그리고 인천-싱가폴 비행에서 시차가 존재하는데 이 때에는 어떻게 야간비행 시간을 기록해야할까요?

 훈련비행을 할때만 해도 당연히 시차가 변하는 지역까지 비행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지역의 일몰 시간 일출 시간을 기준으로 야간비행 시간을 기록했는데요. 정확한 야간 비행 시간에 대해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야간 비행시간(night flight time)은 어떻게 비행기록부(log book)에 적어야 할까요? 저도 비행기록부를 작성할 때 항상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회사에서는 "Night Flight Time"을 기록할 때 "야간비행시간을 기록"(GMT)이라고 나와 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먼저 night time을 알기에 앞서 일출, 일몰, 박명(twilight)의 기본적인 정의를 알아햐 합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해가지고(일몰) "civil twilight"(박명)라는 구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황혼 혹은 박명으로 불리는데요, 해는 지평선(horizon)아래로 졌지만 우리가 완전히 깜깜한 상태는 아닌 시점을 말합니다. 이유는 지구가 둥글고 빛이 회절하고 ... 등등 이유가 있겠지만 여하튼 "해가 진다고 밤이 아니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으셔야 합니다. 반대로 해가 뜨기 전에도 이미 밝하지고 있기 때문에 "해가 뜨기전 낮은 시작한다"라는 두번째 개념을 알고 가셔야합니다.

#항공법

우선 항공안전법에서 정의하는 야간이란 "해가 진 뒤 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를 야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항공안전법) 경량항공기 기준에는 "일몰에서 일출까지"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 외에 정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항공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부실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비행기록부(logbook)을 작성할 때 그냥 일출 일몰 시간을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입니다. 즉 night time은 일출 일몰 시간 기준으로 적용하면 됩니다.

#ICAO

다음으로는 ICAO의 정의를 알아보기 위해서 Jeppesen Airway Manual(JAM)을 살펴보았습니다.(대부분 젭슨 이라고 부릅니다) night time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찾을 수 없었지만, JAM에서는 Tables and Codes에서 "Sunrise and Sunset Table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도 별로 UTC 기준 일출시간을 찾고 그리고 경도 별로 값을 수정해서 일출 일몰 시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night time을 계산하기 위해서 기간별, 위도별로 일출, 일몰 시간이 제공되어 있습니다.(경도 0'기준) 아래는 1월(JAN) 부터 6월까지 위도(Latitude) 별로 일출(Sunrise) 시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경도(longitude)는 1'에 4분 15'에 1시간을 보정해줍니다. 예를들어 동경 124'면(우리나라 서해바다) 496분(8시간 16분)을 빼주고(subtract) 서경이면 124'는(캘리포니아 앞바다)는 496분(8시간 16분)을 더해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night time을 구하기 위해서, 위도가 30~60'사이면 일출시간보다 30분 빠르게, 적도에서 30'사이면 15분을 빠르게 적용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몰 시간은 30분 늦게, 15분 늦게 적용하면 되겠죠) 고 위도에서는 적도지역에 비해 박명의 시간이 길게 됩니다. 때문에 고위도 지방에서는 해는 졌지만 박명이 오래 유지되어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기도 하죠.

아래는 45'N 010'E 지역의(이탈리아 북서부) 2월 15일 기준 일출 일몰 시간을 구한 예시입니다. 일출시간은 Table에서 0701UTC로 확인할 수 있고, 일몰시간은 1728UTC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이는 경도 0' 기준으로 010E라면 1'당 4분을 적용해서 40min을 빼야합니다. 그래서 각각 일출은 0621UTC, 일몰은 1648UTC로 계산이 됩니다. 그런데 "박명"(twilight)을 계산하기 위해서 (위도 45'N 기준) 일출보다는 30분 빠르게, 일몰보다는 30분 늦게 되어 0551UTC 부터 1718UTC 까지는 낮 1718UTC에서 0551UTC까지는 밤이 됩니다. 따라서 night time은 "1718UTC ~ 0551UTC"까지 입니다.

Jeppesen airway manual "tables and codes" "sunset sunrise table"

젭슨에 보면, 알래스카와 같은 고위도에서는 특정한 룰에 따라서 박명을 결정한다고 하네요. 백야현상 같은게 있는 곳이니 말이죠.

 참고로 항공에서의 박명(Civil twilight)의 기준은 지평선(horizon) 기준해가 뜨기 6'전 해가지고 6'후 입니다. 아래그림을 보시면 Civil/Nautical/Astronomical Twilight이 있는데, 6/12/18' 기준으로 설정되게 됩니다. Nautical Twilight은 "해상박명"으로 항해를 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박명이고, Astronomical Twilight은 당연히 우주박명으로 우주 비행을 할때 사용되는 박명입니다.

박명(twilight)의 기준

 

#FAA

다음으로는 항공선진국 미국의 night time 정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역시 항공 선진국 미국답게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14 CFR(우리나라 항공안전법)에서 Night의 의미는 "Night means the time between the end of evening civil twilight and the begining of morning civil twilight"으로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American Air Almanac"에 나와 있다고 합니다.(천문 캘린더) 예를들어 2022년 3월 11일 13UTC 기준 Civil twilight는 북위 72도 기준 5:33분 - 18:49분 사이가 낮(day)이 되고 그 이후는 밤(night)이 됩니다. 그런데 위도마다 일출 일몰 그리고 박명(twilight)시가 다릅니다. 좀더 세분화해서 정확하게 나와있습니다.

American Air Almanac 2022년

하지만, 이를 매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평균적인 위도에서 대략 일출 15~ 20분 전, 일몰 15 ~ 20분 후가 Civil twilight time으로 볼수 있다고 합니다.(FAA 자료) 때문에 일출 일몰 시간에 걸쳐 비행이 있다면 한시간 정도를 고려해서 night flight time을 작성하면 됩니다. (night flight time은 이착륙 시간 기준이기 때문에 엔진 시동 후 T/O 전까지 시간 고려) 그러면 14 CFR에서 의미하는 night의 의미를 충족하게 되는 것이죠.

덧붙여 Night flight Currency는 조금 다릅니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이착륙을 하는 경우 일몰 1시간 후, 일출 1시간 전만 night flight currency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야간의 항공기 position light는 sunset(일몰)이후 부터는 켜야합니다. FAA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야간의 정의나 조종사의 행동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GA(General Aviation)이 워낙 일상화 되어 있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긴 하지만요.

#야간수당과 LOGGING

회사에서는 출발지 기준 22시에서 06시에서 야간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야간 비행이 아님) 백야현상이 있더라도 해가 아무리 늦게 지더라도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야간수당을 지급하는 반면, 조종사기록부(Pilot logbook)에는 일출, 일몰, 박명을 고려해서 night flight을 기록해야합니다. (항공안전법 기준에 따라) 통상 이착륙 시간을 출발지의 일몰 도착지의 일출 시간 기준으로 가감해서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정확한 법규정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아침 인천 출발 오후 LA 도착일 경우 야간비행 시간을 어떻게 기록해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찾지못했습니다. 다만, airline에서 야간비행 시간은 GA(general aviation)에서 처럼 currency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또한 항공안전법에서 박명을 적용하여 logging을 하라는 말도 없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앞으로 비행을 하면서 이 궁금증을 꼭 한번 해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