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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의 퇴장에 대한 현직의 분석 및 소소한 생각 (B747은 화물로 버틴다지만)

by Everytime Skyclear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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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초대형 기재의 종말, 퇴장, Fade out 등 자극적인 수식어로 퇴장을 준비 중인 A380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A380은 4개의 엔진을 가지고 있는 초대형 여객기로 에어버스가 보잉의 점보(B747)를 따라잡기 위해서 개발한 기종입니다. 2층 구조에 승객은 400명이상 많게는 500명까지도 (이코노미로만 활용시 800명까지도) 수송할 수 있는 장거리 기재로 수요가 많은 장거리 미주 LA나 동남아 중단거리 지역에 고정적으로 투입할만큼 효자노릇을 했던 기체입니다. 

 

요즘 이 A380이 항공사의 골칫덩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에도 A380 퇴역에 대한 다양한 말들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그 시기를 좀더 앞당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A380을 각각 6대, 10대씩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도 A380을 상당히 많이 운영하는 나라 중에 하나였습니다.

 

A380이 왜 이러한 신세로 전락했고, 동일한 체급의 B747은 상대적으로 덜 타격을 받고 있으며, 현재 항공사들의 상황과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서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은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에 주기(주차와 동일한 단어)되어 있는 대한항공 A380입니다.

LAX에 주기되어 있는 대한항공 A380

대한항공은 5년 내 A380 퇴역시킨다

 하늘위의 호텔로도 불렸던 A380이 퇴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된 수요' 때문이고, 두번째는 항공사의 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A380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요가 많은 노선에만 투입되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요가 없는 곳은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제가 알기로 미주 LA나, 일본 동경, 방콕 등 일부지역만 A380이 취항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LA를 갈때 항상 2층자리를 예약하기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항공사의 전략이 허브공항을 통해 각국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Point to Point로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으로 변화하고있습니다. 허브 공항을 이용하면 승객을 모아서, 수송해야하는 반면, 최근에는 지역과 지역을 다이렉트로 연결하기 때문에 수요가 없으면 굳이 A380과 같은 항공기가 필요 없게 됩니다.

 

 현직자의 입장에서 A380은 취항할 수 있는 공항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활주로나 유도로에 제한 사항이 많습니다. 김포공항의 경우 A380을 위한 Taxi 절차가 따로 있을 만큼, A380은 공항에도 제한사항이 많습니다. 혹자는 A380을 수요가 많은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하자고 말하는데, 김포공항의 제한사항을 고려한다면, 비효율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A380은 아래 김포공항 Jeppesen chart에서 code "F"에 해당하는 항공기인데요. 보라색 부분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비행기에서 비해서 김포공항에서의 항공기 흐름에 방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승객을 아무리 많이 싣고 나른다 하더라도, B737 10대가 이착륙 가능한 시간에 A380 한대가 착륙할 수 있다면, 오히려 승객 수송 효율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한편 모든 공항을 A380에 맞게 개조하자니 이 비용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비용편익 측면에서 A380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김포공항 Code "F" 항공기 Taxi 경로, (A380은 code F 항공기에 해당함)

 

에미레이트에도 A380 주문을 중단한다

A380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중동의 에미레이트 항공도 2022년 이후 A380 주문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에미레이트는 A380을 119대나 운영하고 있으니 정말 엄청난 규모죠?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합치면 16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에미레이트도 A380의 운항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오일머니로 공격적인 확장을 하고 있는 중동항공사도 A380의 퇴역을 막지는 못하나 봅니다. 아래는 Flight Radar24로 본 A380 운항 실시간 자료 입니다. 중동에서 유럽, 그리고 미주 일부지역에서만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Flight Radar24로 본 실시간 A380 운항 현황

 

B747은 어떻게 되었나?

 대한항공은 동일한 체급의 B747-8i도 10년 내로 정리한다고 밝혔습니다. A380과 비슷한 규모의 기종이니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요? 하지만 B747은 보잉에서 '화물기'로도 개발을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항공사에서 화물기로 활용하고 있는 기종이 바로 보잉의 B747과 B777입니다. 코로나 펜데믹에도 화물기 운항은 오히려 더욱 늘고 있는 상황인데요, B747은 코로나19 시대에 역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 화물 전용기의 사업성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에어버스에서도 freighter(화물기) 개발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으로 보잉이 화물기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말이죠.

 

B747 화물기

A380의 엔진은 4개

 A380의 퇴역의 가속도를 붙이는 마지막 원인은, 4발 항공기(4개의 엔진)가 엔진의 신뢰성 및 기술수준이 향상되면서 더이상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개의 엔진으로도 태평양과 대서양을 거뜬히 건널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안전성으로 어필하던 4엔진 항공기의 인기는 갈수록 시들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4개 엔진의 항공기가 1개의 엔진이 고장나더라도 남은 3개의 엔진으로 안전하게 착륙할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제로도 그랬지만) 현재는 2개의 엔진중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충분한 거리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습니다. 기술력이 증가하면서 엔진이 고장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어들기도 했지만요.

 

 엔진의 숫자가 감소하면 항공사는 연료비, 엔진 수리비 등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가 A380의 퇴역을 더욱더 앞당기게 된 것이죠.

 

A380의 퇴장은 코로나 펜데믹, 항공사의 전략 변화, 운영의 어려움, 4엔진의 인기하락의 4단콤보로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항공사에서는 A380 조종사에 대한 자격유지와 기종전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이 종식되고 여객수요가 급상승하여, A380이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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